올해 美증시 급락에도 유틸리티·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 선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올해 미국 증시 급락 속에서도 통상 경기방어주로 간주되는 전기·가스 공급(유틸리티)과 필수소비재·헬스케어 업종은 상대적으로 매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유틸리티·필수소비재·헬스케어 업종별 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0.5%·2.7%·3.2%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P 500지수는 19.2%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유틸리티·헬스케어 업종은 2000년 이후 최대, 필수소비재 업종은 2008년 이후 최대로 S&P 500 지수와의 연간 수익률 격차를 벌렸다.
이들 업종의 수익률은 통신서비스(-40%) 및 임의소비재(-37%) 업종과 비교해도 양호한 성적이다.
이는 경기 둔화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전기요금을 내고 식료품이나 처방약을 구매하는 등 필수적인 소비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기방어주보다 이익률이 높았던 부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수혜를 본 에너지 업종뿐이었다.
경기방어주의 선방은 상대적으로 급락한 미국 증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뛰어올랐던 미국 증시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속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글로발트 투자의 포트폴리오 선임매니저인 토머스 마틴은 "경기방어주 영역에서 근본적으로 신나는 일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들 주식은 투자자들이 몸을 숨기기 좋은 곳에 있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경기방어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주는 것도 하락장에서 투자 매력을 높인 요인으로 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서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업종의 배당수익률이 각각 3%, 2.6% 정도로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다만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에릭슨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고객들에게 고배당 주식을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근거로 봤을 때 경기방어주들이 다소 고평가됐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S&P 500 지수에서 필수소비재·유틸리티·헬스케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R은 27일 기준 각각 21배·19배·18배 정도로, S&P 500 전체 지수의 PER 17배보다 높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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