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고객들 집단소송 제기…빚잔치에 우선변제권 인정 희망
"고객 자산 추적 가능하면 고객 것으로 인정해 줘야" 주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한때 세계 제2위의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의 고객들이 이 회사와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 등 전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회사가 청산될 경우 벌어질 '빚잔치'에서 고객들에게 우선순위 변제권을 인정해 달라는 취지다. 다만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이런 상황을 전하면서 FTX의 자산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바하마와 앤티가 바부다등에서 회사 청산 작업을 벌이고 있는 파산관재인들과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의 파산재단 등과도 우선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소재 연방지방파산법원에 제출한 집단소송 소장에서 FTX 고객들은 회사 측이 고객 계정을 분리해 운영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이를 지키지 않고 횡령했다며, 이에 따라 고객들은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해서 채권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 등에 있는 FTX의 자산을 추적한 결과 고객의 자산이라고 확인이 가능한 경우는 그 자산을 고객의 것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 원고 측 요구다.
만약 이번 소송이 집단소송으로 진행되도록 담당 판사의 허가를 받을 경우 100만명 이상의 FTX 고객이 원고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
FTX는 기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로이터의 질문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손꼽히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는 11월 11일 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으며, 이에 따라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관련 자산의 가격이 폭락했다.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미국 법무부, 연방검찰, 연방수사국(FBI) 등은 지난 13일 공소장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법무부는 FTX에서 파산보호신청 접수 직전에 사라진 3억7천200만 달러(4천730억 원)의 행방을 찾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언론 인터뷰에서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8개 조항의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그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지난 12일 체포됐으며 21일 미국으로 송환됐고 그 다음날 보석으로 풀려난 후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부모 집에서 가택연금된 상태로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재판 전 보석금으로는 사상 최고액수인 2억5천만 달러(3천200억 원)가 책정됐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는 천문학적 액수의 보석금 가운데 자기 돈은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부모의 집을 보석 집행을 위한 담보로 제공한 뒤 석방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석금은 피고인의 중범죄 혐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에서 책정되고, 실제로는 명시된 금액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자산이 담보로서 뒷받침되면 보석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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