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185명 태운 보트, 표류하다 인니 아체주에 상륙
로힝야 난민 57명 도착 하루 만에 난민선 또 상륙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몇 주째 해상에서 표류하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또 인도네시아에 상륙했다.
27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전날 오후 5시 30분께 목선 한 척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한 해변으로 떠내려왔다. 이 배 안에는 성인 남성 83명과 성인 여성 70명, 어린이 32명 등 총 185명의 로힝야족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임시 거처로 옮겨졌고, 일부 환자들은 이곳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 의료진은 "일부는 심한 탈수 증세를 겪고 있으며 구토를 하는 아이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배에 타고 있던 우마르 파루크(14)는 "우리는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서 왔다"라며 "인도네시아가 우리에게 교육 기회를 줄 것을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인 위나르디는 로힝야 난민들이 바다를 건너 아체에 상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을 어떻게 처우할지에 대해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는 지난 25일에도 로힝야 난민 57명을 태운 선박이 도착한 바 있다.
이슬람계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탄압받았다. 특히 2017년 8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토벌에 나섰다.
이 일로 로힝야족 수천여 명이 사망하고 74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미얀마에 남은 로힝야족 상당수는 미얀마 내 라카인주 수용시설 등에서 차별과 탄압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사는 로힝야족 역시 생활이 여의치 않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등으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올해 방글라데시에서 밀항선에 오른 사람은 약 2천400명으로 지난해의 5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다를 떠돌다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만 200명의 로힝야족이 바다에서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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