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러시아 재벌 아브라모비치 자산 몰수…우크라 돕기 지원
금융기관에 보유 중인 배당 수익 338억원…제재 이후 처음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정부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자국 내 자산을 몰수,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돕는 재원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캐나다 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멜라니 졸리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로 꼽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소유 회사의 미화 자산 2천600만 달러(약 338억원)를 몰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자산은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그라나이트 캐피털 홀딩스'사가 캐나다 내 금융기관에 보유 중인 배당 수익으로 캐나다 정부는 곧 법원에 몰수 신청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졸리 장관은 설명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지난 5월 매각 전까지 영국 프로축구단 첼시의 소유주였다. 또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등에 공장 시설을 운영 중인 다국적 제철사 에브래즈(Evraz)의 공동 소유주이기도 하다.
졸리 장관은 "몰수 자산은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푸틴 정권의 불법 부당한 침략의 희생자들을 위한 보상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푸틴과 그의 조력자들에게 그들의 행동이 저지른 결과로부터 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며 "우리가 언제까지나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 6월 정부가 제출한 2022회계연도 예산 관련 법안을 처리하면서 제재법 상 러시아 자산 몰수를 위한 정부 조치를 규정, 입법 절차를 완비했다.
아브라모비치의 자산 몰수 조치는 해당 입법 이후 정부가 시행하는 첫 사례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정부의 러시아 자산 몰수가 1991년 체결된 양국 간 투자 협정에 배치되는 조치로 법적 분쟁을 낳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지가 밝혔다.
올레그 스테파노프 주캐나다 러시아 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 정부의 계획을 "환한 대낮의 강도질"이라고 비난하고 "캐나다와 다른 서방국에서 사유 재산의 불가침성이 이제 끝장났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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