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먼-프리드, 법정서 "미국 송환 동의 아직 준비 안 돼"
바하마 법정서 재판 연기 요청…다시 구치소에 수감
변호인 "자발적 인도에 동의…관련 준비 할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파산 보호를 신청한 세계 3대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미국 송환 여부 결정을 위한 바하마 법원의 심리가 1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바하마 당국에 체포된 뒤 미국 정부로부터 신병인도를 요구받고 있는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오전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한 법원의 심문을 받기 위해 바하마 법원에 출석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체포된 지 일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초췌한 얼굴에 불안한 듯 손을 계속 떨고 있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뉴욕 검찰이 기소한 8가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그는 최대 115년 형을 받게 된다.
뱅크먼-프리드는 체포 당시 미국의 신병인도 요구에 대해 법적으로 다툴 것임을 예고했으나 전날 '법적 다툼'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자신이 보석으로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라는 분석이 나돌았다.
이에 그는 이날 재판에서 미국으로의 송환에 동의한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고, 이르면 이날 곧바로 미국 송환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그는 재판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송환 동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재판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은 "(송환) 절차에 대해 피고인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에 대해 뱅크먼-프리드가 아직 동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의 혐의에 대한 진술서는 봤지만,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막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고객 예금을 훔쳤다는 혐의로 지난주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을 아직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재수감을 명령하고, 그는 재판이 끝난 뒤 구치소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그의 미국 송환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미 그가 송환에 동의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제로너 로버츠 변호사는 "그가 자발적으로 인도되는 것에 동의했다"며 "우리는 관련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재판은 당초 2월 8일 열릴 예정이지만, 이번 주 후반 재판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로버츠 변호사는 설명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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