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물의 빚은 티켓 판매 대행업체, 멕시코서도 '논란'
래퍼 배드 버니 콘서트 표 구입한 1천여명 입장 못 해
티켓마스터 "가짜 티켓 때문" vs 당국 "업체서 표 중복 판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국민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티켓 판매 취소 사태로 팬들에게 사과한 티켓마스터가 멕시코에서는 티켓 과잉판매 논란을 일으켰다.
14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중남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래퍼 배드 버니가 9∼10일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대형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 표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그런데 1천여명의 팬은 콘서트장에 입장하지 못한 채 밖에서 제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콘서트 티켓 공식 판매 대행업체인 티켓마스터를 통해 제값을 주고 표를 구매했는데도 공연을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소셜미디어에는 정식 티켓을 가지고도 콘서트를 보지 못한 이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팬들의 성화가 이어지자 티켓마스터 측은 애초 "전례 없이 많은 가짜 복제 티켓을 들고 온 사람들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천 건의 관련 신고를 접수한 리카르도 셰필드 연방소비자보호원장은 현지 라디오(라디오포르물라) 인터뷰에서 '오버부킹'(초과 예매)을 확인했다며 "티켓마스터 측에서 최소 1천600장의 이중 티켓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티켓마스터 측이 입장하지 못한 팬들에게 100% 환불에 더해 푯값의 20%를 보상금으로 추가 지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원은 소비자 기만 여부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일로 인해 쓰나미처럼 여론이 나빠지자 정부도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배드 버니가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무료 콘서트를 열 수 있을지에 대해 요청한 상태"라며 "그가 매우 바쁜 것은 알지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티켓마스터는 지난달 테일러 스위프트의 미국 투어 일부 티켓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 티켓 마스터의 독점적 지위와 부실한 판매 시스템을 비판한 데 이어 상원 법사위 반독점소위 위원장인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은 연내 티켓마스터에 대한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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