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도 김 안 서리는 초박막 투명 금 코팅 기술 개발
금 박막이 적외선 열 흡수해 김서림 방지…자동차 유리 등에도 활용 특허 출원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안경 알에 초박막 투명 금 코팅을 해 햇빛의 적외선 열로 김이 안 서리게 하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안경뿐만 아니라 자동차 유리 등 김이 서리는 다른 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ETH Zurich)에 따르면 열역학 교수 디모스 포울리카코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초박막 금코팅을 이용해 열로 김서림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나노기술'(Nature Nanotechnology)에 발표했다.
햇빛이 가진 에너지의 절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파장에, 나머지 절반은 가시광선과 자외선 파장으로 유지되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초박막 금 코팅은 적외선 복사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8℃까지 온도를 높여 김서림을 방지한다.
반면에 가시광선 영역의 복사는 소량만 흡수하는 선택적 작용을 함으로써 코팅을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김서림 방지는 대개 물을 잘 흡수하는 친수성 분자로 표면을 덮는 기술을 이용해 왔다.
포울리카코스 교수팀이 개발한 방식은 이와달리 표면의 온도를 높여 습기가 응축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으로, 열선을 이용하는 자동차 뒷유리의 김서림 방치 장치와 기본 원리는 같다.
다만 자동차 뒷유리 장치는 전기가 있어야 가동되지만 금 코팅 장치는 햇빛만 있다면 다른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절대적 장점을 갖고있다.
연구팀은 금이 비싼 재료이지만 초박막이라 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박막 금 코팅은 극도로 얇고 작은 금들이 서로 연결된 상태로 절연 물질인 산화티타늄층 사이에 들어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산화티타늄은 굴절 속성을 가져 가열 효과를 높이는 작용을 하며, 바깥쪽 산화티타늄층은 금 박막이 마모되는 것을 막는 마감재 역할도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금코팅의 전체 두께는 10nm(나노미터·10억분의1m)로, 일반 금박의 12분의 1 수준이다.
연구팀은 안경이나 자동차 유리를 넘어 창문이나 거울, 광학센서 등과 같은 다른 용품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또 금을 다른 금속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장치가 여름에 차안이나 건물내 온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는 안 해도 된다면서 "판유리 코팅이 적외선을 흡수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음으로써 코팅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가열 효과가 더 낮다"고 설명했다.
포울리카코스 교수팀은 관련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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