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일주일새 발열환자 16배↑…"코로나 최고조기 진입"
"업무 복귀·생산 재개가 가장 중요"…일상 회복 속도 시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베이징의 발열 환자 수가 일주일 새 1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전날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브리핑에서 "새로운 방역 정책 시행 이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건수가 모두 감소했으나 발열 환자와 독감 유사 사례가 크게 늘고, 120 응급 구조 요청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하루 진료를 받은 발열 환자는 2만2천 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16배 늘었고, 120 구조 요청은 정점이었던 지난 9일 하루 동안 3만1천 건에 달해 평소보다 6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급감했다는 방역 당국의 발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최근 발열 환자 수를 '코로나19 확산 지표'로 보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발열 환자 상당수가 코로나19 감염자들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베이징시는 의약품 제조업체, 약국과 협조해 신속 공급망을 확보, 2천500만 개의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시중에 방출했다고 덧붙였다.
방역 완화 이후 중국에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발열 환자가 급증하고, 사재기 수요까지 몰려 약국마다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동이 나면서 평소보다 3∼4배 웃돈을 줘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혼란에도 베이징시는 "업무 복귀와 생산 재개가 가장 중요하다"며 "각 구(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업무 복귀와 생산 재개를 심사하거나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혀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베이징의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혼란이 머잖아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전날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통계와 정보가 혼란스럽지만, 주변의 많은 친지와 친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베이징 주민은 모두 알고 있다"고 밝혀 코로나19 감염자가 감소한 것으로 발표한 당국의 통계가 실제와 차이가 있음을 내비쳤다.
또 "발열 환자들은 진료와 약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방역 완화 이후 나타난 혼란스러운 상황도 적시했다.
다만 그는 "위·중증 코로나19 환자가 많지 않고, 기저질환자 이외에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독성이 약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불안감과 사재기 등의 혼란이 완화할 것이고, 점차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당국의 방역 완화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의약품 가격 인상 단속에 나선 베이징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신속항원 키트 판매로 폭리를 취한 의약품 판매상을 적발, 20만위안(3천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판매상은 이달 초 한 갑당 60∼70위안대에 사들인 신속항원 키트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2∼3배 비싸게 판매해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방역 당국이 방역 완화 이후 노인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상하이 일부 지역에서는 첫 백신 접종을 하는 60세 이상 노인에게 500위안(약 9만4천원)의 장려금 지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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