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속도 조절하는데 유럽은 계속 금리 인상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내년 미국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은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주 기준금리를 4.25~4.50%로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내년 초 5% 가까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나 급격한 통화 긴축으로 인한 경기 후퇴 우려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근 두 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를 올린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 주 0.5~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번 달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연준과 ECB, BOE의 금리 인상 폭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 금리인상 폭이 0.6%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보이나 ECB는 1.25%포인트, BOE는 1.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금리인상 폭과 인플레이션 상황의 차이가 내년 금리인상 전망에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연준은 4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3.75%포인트나 올렸다.
반면 ECB도 최근 두 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지만, 올해 인상 폭은 2%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 상황도 차이를 보인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7.7%를 기록, 6월 이후 1.5%포인트나 빠졌다.
이에 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은 같은 지난달에 1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10월의 10.6%보다 0.6%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10월에 11.1%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JP모건은 내년 중반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6.5%대를, 미국은 4%대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에도 우려보다 좋은 회복성을 보이고 있고 지난 10월 유로존 실업률도 역대 최저치인 6.5%까지 떨어졌다.
이는 ECB가 아직도 물가를 잡기 위한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WSJ은 설명했다.
WSJ은 미국과 유럽 통화당국이 다른 길을 걸으면서 올해 두드러졌던 달러 초강세 현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연준 피벗(정책변경)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유로화 환율은 유로당 1.05달러로 지난 두 달 사이에 10센트가 상승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경제가 둔화하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말에는 유로화 환율이 유로당 1.1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요그 크리머는 ECB가 내년 금리인하에 나설 여력이 없지만 이미 높은 상태인 미국 기준금리는 인하될 여지가 있다면서 이런 차이가 달러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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