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정상, 미국산 천연가스 영국 수출 늘리기로
미, 내년부터 영국에 2021년 대비 2배 이상 공급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영국으로 미국산 천연 가스 수출이 확대된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에너지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이고,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부담을 제한하기 위해 양국이 '에너지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고 7일(현지시간) 공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내년부터 영국으로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을 2021년 대비 2배 이상이자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연간 90∼100억㎥로 늘리게 된다.
화학·에너지 시장데이터업체인 ICIS에 따르면 2021년 영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천연가스는 전체 수입량의 26%인 총 39억㎥였다.
영국은 올 들어서는 미국에서의 수입량을 크게 늘려 지난 10월까지 12개월 동안 전체 수입량의 42%에 해당하는 97억㎥를 미국산 천연가스로 채운 바 있다.
수낵 총리는 "이번 협력은 영국 소비자들을 위한 (에너지) 가격을 내리고,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은 그동안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가 끊긴 유럽 각국이 가스 저장고를 채우기 위해 경쟁하는 통에 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가계 부담이 가중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유럽연합(EU)과도 올해 150억㎥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이번 협약에 따라 양국 정부 관리들이 이끄는 공동 실무단을 구성, 항공산업의 탈탄소화, 전기차 시장 확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 개발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과 수소, 탄소 포집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야기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우방국이 우리의 공동의 가치를 반영하는 유연한 국제 (에너지)시스템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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