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7세 때 6·25 참전했던 멕시코 노병에 보금자리 선물
멕시코서 두 번째 해외 참전용사 보금자리 지원 사업 마쳐
몬테레이 거주 87세 돈 헤수스 칸투 "멕시코와 한국은 형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10대 때 미군 소속으로 '먼 나라' 한국으로 와 6·25 전장을 누빈 멕시코 노병에게 한국 육군이 새 보금자리를 선사했다.
4일(현지시간) 주한멕시코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돈 헤수스 칸투(87) 옹 자택에서 멕시코 참전용사 보금자리 지원사업 준공(리모델링) 행사가 열렸다.
칸투 옹은 17세 때 입대해 미 육군 7사단 23연대 소속 공병 하사로 1951∼1953년 한국을 위해 싸웠다. 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한국의 전쟁 고아를 보살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지난 5월 칸투 옹의 낡은 집을 수리하는 기공식을 한 이후 7개월 만에 이를 깔끔하게 새로 단장했다고 전했다. 당시 칸투 옹은 "멕시코와 한국은 한 나라이고, 우리는 한 형제"라며 감격해했다.
준공식에는 칸투 옹 가족을 비롯해 서정인 주멕시코 대사, 몬테레이 한인회와 한국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서 대사는 "참전용사께 이렇게나마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었던 게 제 2년 7개월 멕시코 대사 활동 중 가장 보람된 일"이라며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멕시코 관계도 이제 새롭게 리모델링하기 위해 정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참전용사 지원사업 준공식은 앞서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시 돈 로베르토(93) 옹(멕시코 참전용사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육군은 2011년 이후 국내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해 왔는데, 올해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참전용사 2명을 대상으로 해외사업을 처음 진행했다.
멕시코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16개국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당시 수많은 멕시코 병사가 미군 소속으로 한반도에서 싸웠다는 것이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이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실제 참전용사를 확인한 바 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와 존경을 담아 만든 새 집에서 참전영웅께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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