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흑자, 부가가치·소득 기준 재산정하면 반토막"
"대미 무역흑자는 기존 총액방식 대비 더 늘어나"
한은 '무역수지 귀착분석' 보고서…"교역 실익 다각도 평가해야"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를 현재와 같은 총액기준이 아닌 부가가치나 소득 기준으로 다시 산정하면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절반으로 줄지만, 대미국 흑자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이영재 과장과 이승학 조사역은 30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무역수지의 귀착분석 : 부가가치와 귀속소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2014년과 2020년 무역수지를 여러 방식으로 비교한 결과를 담았다.
무역수지는 특정국과 교역할 때 얻는 이득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전통적인 총액(GB) 기준 무역수지는 재화가 어떤 생산과정을 거쳤는지와 관계없이 국경을 넘는 모든 수출과 수입을 단순 집계하는 방식으로 작성되고 있다.
반면 부가가치(VB) 기준은 특정 국가가 수출하는 최종재 수출액에서 타국에서 수입해 온 중간재 수입액을 제한 부가가치를 그 나라의 수출로 보는 개념이다. 국제기구에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 생산요소의 국제화를 반영, 생산요소에 분배된 소득을 국적별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국가별로 합산해 교역에 따른 이득을 계산하는 소득(IB) 기준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대중 무역수지 흑자액은 총액 기준으로는 2014년 723억 달러였지만, 부가가치 및 소득 기준으로는 절반 수준인 355억달러와 371억달러였다.
2020년 기준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2014년 대비 모든 기준에서 축소됐지만, 총액(500억달러) 기준 대비 부가가치(235억달러), 소득(266억달러) 기준의 비율은 약 절반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반면 대미 무역수지 규모는 부가가치 및 소득 기준 흑자액이 총액 기준과 비슷(2014년)하거나 더 큰 것(2020년)으로 나타났다.
총액 기준은 2014년 158억달러에서 2020년 92억달러로 축소됐지만, 부가가치 기준은 같은 기간 145억달러에서 201억달러로, 소득 기준은 106억달러에서 219억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는 미국의 수입 수요가 우리나라와의 직접 교역을 통해 해소되는 부분 외에도 베트남과 멕시코 등 제3국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나라 부가가치 및 생산요소 소득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총액 기준으로만 교역의 실익을 판단하는 경우 실제 부가가치나 소득 측면에서의 실익과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하며 이를 무역정책 수립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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