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실패 브라질 보우소나루, 관행 깨고 룰라 취임식 불참하나
AFP "룰라에 대통령띠 전달 피하려고 취임일에 외국여행 계획"
대선 패배 4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대선 불복시위 지지 표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브라질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브라질 대통령이 내년 1월 1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관행을 깨고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AFP는 28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통에 따라 룰라 당선인에게 대통령띠를 전달하는 것을 피하려고 룰라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1일 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이다.
브라질의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전임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에게 대통령 띠를 수여하는 것이 일종의 전통이다.
이는 선거 기간 동안 불거진 갈등을 극복하고 전임 대통령의 권력을 공식 위임한다는 의미가 담긴 상징적인 행위이다.
지난달 30일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개표가 마무리된 뒤 헌정 질서를 준수하고 권력 이양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지금까지 대선 패배에 대해선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정'인 자유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 연합은 최근 일부 전자투표기 오류 가능성을 주장하며 최고선거법원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도 해 사실상 선거 불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재선 실패 후 대통령 궁에서 두문불출하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 26일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아굴랴 네그라 사관학교 졸업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선거 후 약 한 달 가까이 어떤 공식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켜왔다. 주간 라이브 방송을 포함, 임기 내내 활발히 활용했던 소셜 미디어에서도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에 대한 충격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건강상의 문제로 치료를 받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굴랴 네그라 사관학교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대선일인 지난달 30일 이후 쭉 진을 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행위에 대한 지지의 뜻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그는 이날 행사 내내 굳은 표정이었고, 연설도 하지 않고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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