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정부, 첫 협상 결렬…입장차만 확인하고 종료(종합)
국토부 "바로 운송 복귀해야" vs 화물연대 "전향적 입장 달라"
정부, 내일 업무개시명령 발동 예고…"현장에서 명령서 전달"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최평천 기자 = 정부와 화물연대가 총파업 닷새만에 마주 앉았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국토교통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28일 오후 2시께 정부세종청사에서 총파업 이후 첫 면담을 했다. 양측 공식 대화는 이달 15일 이후 13일 만이다.
정부 측에서는 어명소 국토부 2차관과 구헌상 국토부 물류정책관, 화물연대에서는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 모두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면담은 1시간 50분만에 성과 없이 종료됐다.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전운임제 3년이 끝나면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제대로 합의를 거쳐서 정당성이 있는지 보자는 것"이라며 "(화물연대에) 연말 전까지 일몰제 연장을 위해 협조하고 바로 운송에 복귀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구헌상 물류정책관은 "화물연대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미뤄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결정 때 (해당 요구를) 전달하겠다고 했다"며 "안전운임제가 제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를 들어 자료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실질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국토부의 입장을 요구하고, 요구안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낼 것을 이야기했다"면서 "국토부의 답변은 '국토부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화물연대는 차관에게 결정 권한이 없다면 장관이 직접 나와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오는 30일 세종청사에서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피해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29일 화물연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예정이다.
국토부 장관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를 명할 수 있다.
국토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 안건이 의결되면 즉시 현장 조사에 착수한다. 현장조사를 통해 화주의 운송 요청, 운송사의 배차 지시, 배차 지시를 받은 화물 차주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어 운송 거부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화물기사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직접 전달하거나 우편·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명령서를 전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즉각적인 명령서 송달을 위해 화물기사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상당수 확보해놓은 상태다.
국토부는 명령서를 받은 화물기사의 운송 미복귀가 확인되면 즉각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총파업에 참여한 화물 기사들이 전국적으로 분산돼있고 인원이 많다 보니 명령서 송달 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화물기사는 다음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화물연대 조합원 상당수가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를 거부한다면 현장에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전국철도노조가 각각 오는 30일과 다음 달 2일 파업을 예고하면서 물류·운송 현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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