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에 지렁이추출물…"코로나 후유증 겨냥한 대체의학 성행"
WP, 각종 사례 소개 "의학적 효과 입증 안된 경우 많아 주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을 겨냥한 온갖 대체의학 치료법이 성행하고 있으나,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린 끝에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하는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2년 전인 2020년 11월 코로나19에 감염된 영국 런던의 도나 데이비스-도네기(62)는 이후 줄곧 두통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그는 "내 상황에서 누구라도 시도해봤을 법한 여러 다양한 것들을 해봤다"며 침술과 보톡스 시술, 신경 차단 주사, 비타민 주입 등을 접해봤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에 사는 참전용사 로버트 해리스(48)도 코로나 확진 후 편두통 증상을 극복하려고 말 구충제 구입, 고압 산소 치료 등에 2만5천 달러(약 3천345만 원)를 썼다며 "어떤 연구가 진행 중인지, 어떤 치료가 승인됐는지 내가 알 방도가 없지 않나"라고 푸념했다.
미국의 일부 의료단체는 해리스가 복용한 구충제 이버멕틴 등 약품이 코로나 예방과 치료는 물론 후유증에도 효과가 있다며 "기적의 약"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지적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영양제 베디시날-9'도 "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 단계에 있는 인간 장기를 돕는다"고 알려지며 세계 각국으로 팔려나갔다.
이 약을 먹어본 일부 환자들은 근육 경련이나 통증 등이 줄어들었다는 후기를 전한 반면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1년 전 코로나 확진 이후 피로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영국인 로라 라이트(45)는 고압산소법은 물론 마늘, 마그네슘 등 여러 보충제를 시도해본 결과 현재는 지렁이 추출물로 만들어진 '볼루오케'만 먹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이 알약의 가격은 30개들이 한 병에 55달러(약 7만4천 원) 정도다.
미국 서부 워싱턴주의 몰리 고든(69)은 자신이 겪고 있는 코로나 후유증이 '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이라고 자가진단한 후 노후자금 중 매달 500달러(67만 원)를 대마초와 영양제 구매에 쓰고 있다.
이밖에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시행 중인 혈액 세척, 케이맨 제도에서 받을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법 등이 있지만 효과와 관련한 데이터는 많지 않다고 WP는 언급했다.
WP는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환자들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오히려 잠재적으로 건강 위험요소에 노출되면서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지갑은 텅 비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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