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킴이 킴에게 패스 다시 킴에게"…호주배팅업체 인종차별 논란
한국 월드컵 대표팀 성 놀리는 게시물 올렸다가 논란 일자 삭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킴이 킴에게 패스, 킴은 킴에게 패스, 킴은 황에게 패스, 황은 다시 황에게 패스…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경기 해설자를 경험해보세요."
호주의 스포츠 배팅업체 TAB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이다. TAB는 이 글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라인업 사진을 올렸는데 수비수 김진수와 김민재, 김영권, 김문환 4명 모두 'Kim'(킴)이라 표시돼 있다.
또 미드필더와 공격진에는 황인범과 황희찬, 황의조 3명이 'Hwang'(황)이라 적혀있다.
한국의 수비라인 4명이 모두 김씨이고, 미드필더와 공격에는 황씨 3명이 있어 해설자들이 곤란해한다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소개한 것이다.
하지만 25일(현지시간) 호주 공영방송 SBS에 따르면 TAB가 올린 이 게시물을 두고 호주에서는 '일상적인 인종차별' 중 하나라는 비판이 나왔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의 마크 디 스테파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TAB의 게시물을 캡처해 올린 뒤 "TAB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담당자들은 왜 아르헨티나의 마르티네스들을 언급하지 않는지 궁금하다"라고 비판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와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등 3명의 성이 같다.
한국계 호주인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 코지콤(Kozziecom)의 설립자인 쇼나 양도 TAB의 트윗에 대해 "재미있지 않다. 무지할 뿐이며 무례한 것"이라며 "호주에서 한국 성을 갖고 태어나 이름에 대한 불쾌한 농담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의 많은 선수가 성이 같다는 것은 단순한 사실이며 이를 언급하는 것이 인종차별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저스틴 래비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스포츠에서는 같은 성을 가진 선수들에 대해 농담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존스가 존스에게 패스하고 데이비스가 데이비스에게 공을 찬다'와 같은 농담을 들은 적이 많다"라고 반박했다.
데이비드 리라는 한 사용자는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이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다"라며 "이씨가 빠진 것이 기분 나쁘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일자 TAB 측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회사 기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게시물이었다며 "하급 직원이 만든 것으로 앞으로는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점검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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