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불신·경제 둔화에 중국의 대만인재 유치 노력 퇴색"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불신 심화와 중국 경제 둔화 속에서 중국의 대만 인재 유치 노력이 퇴색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학하거나 취업한 대만인은 2020년 24만2천 명으로 전년보다 15만3천 명 줄었다.
앞서 중국은 2018년 2월 산업·취업·교육·의료·문화·금융 등 다양한 부문에서 31개 교류 정책을 담은 '양안 경제문화교류협력 촉진책'을 내놓은 바 있다.
촉진책은 대만 기업이 중국 본토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누릴 수 있도록 했고, 대만 인재들은 중국 정부의 53개 전문기술인력 직업 자격증 시험과 81개 기능인력 직업 자격증 시험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SCMP는 "관측통들은 해당 정책들이 처음에만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해당 정책이 발표된 2018년 대만의 경제 성장률은 2∼3%에 머물렀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7% 가까이 됐다. 또 중국에 취업한 대만인들은 고국에서보다 평균 1.3배 많이 벌 수 있었다.
대만에서는 고수입 직업이 주로 의사와 엔지니어에 국한 되는데 경쟁도 치열하고 이미 시장도 포화 상태인 반면, 중국에는 여러 다양한 기회가 있어 당시만 해도 대만 젊은이들에게 중국은 괜찮은 선택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양안 긴장 고조, 미중 무역 전쟁에 중국 경제 둔화 등이 겹치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대만인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4년 전 나온 정책은 중국이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꾀하며 제시한 소프트 파워 책략의 일환"이라며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경제 둔화와 양안의 정치적 불신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경제적 인센티브는 매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NGO 포모산공보협회 로스앤젤레스 지부 켄 우 부회장은 "팬데믹 이전에도 중국이 대만인의 정체성을 희석하려는 것에 환멸을 느낀 일부 대만인과 대만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의) 추가 경제적 이득이 정체성과 존엄성 상실을 보상할 수는 없다"며 "중국은 대만인들에게 왜 그런 인센티브를 주는지를 잊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하나의 중국 원칙 브랜드'를 밀어붙이기 위함이다"라고 지적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전반적으로 양측(중국과 대만) 간 차이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현재 활용할 수 있는 경제 수단을 살펴보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가능성은 점점 더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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