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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자사우대 위법 아닐수도…공정위 심사지침 신중해야"(종합)
인기협, 오기형·윤창현 의원 토론회…"이해 없는 일방 규제 경계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온라인 플랫폼이 자사 상품·콘텐츠를 다른 업체의 상품·콘텐츠보다 유리하게 대우하는 '자사우대' 행위가 반드시 위법은 아니라는 주장이 학계와 법조계에서 나왔다.
자사우대를 비롯한 플랫폼의 경쟁 제한 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 제정을 준비하는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등의 규제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오승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공동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올바른 방향성' 토론회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이라고 볼 수 없고, 연관 시장에서 객관적인 경쟁제한 효과가 입증된 경우에만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과 품질에 근거한 경쟁이 아니라 상위시장에서 선점한 입지를 이용해 고객을 유인하며 경쟁자의 고객 접근성을 방해하거나 차단하는 '시장봉쇄 가능성'이 먼저 밝혀져야 위법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이를 빗대 "자식이 아버지의 경제력에 따라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얻고 사회적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가 사회질서에 어긋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특정 계층의 자제만이 모두가 선호하는 대학에 입학이 허용되는 등 일반적인 경쟁 과정에서 벗어나 예외적인 보호를 받는다면 이는 사회 통념상 허용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우의 전상오 변호사도 "자사우대 자체는 플랫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일반적인 현상에 가깝고, 대개 품질 개선이나 소비자 혜택(가격), 안전 문제 등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이뤄지며 큰 지적을 받지 않아 왔다"면서 "자사우대를 그 자체로 법 위반으로 간주하는 시각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지난해 보고서를 인용해 "스페인, 영국, 독일 모두 유통기업의 자사 제품 판매 비율이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자사우대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며 전통산업에서도 지속해서 활용된 기업 경영활동의 일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점에 근거해 공정위가 자사우대 행위를 실제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지 등을 면밀히 따져 심사지침 내용과 문구 제정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발제를 맡은 박세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플랫폼이 '선수이자 심판'으로서 플랫폼 내에서의 모든 영업활동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적 시각에 "플랫폼이 중개자면서 공급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가져 이해 상충 문제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심판 역할은 여전히 규제당국이 맡고 있으며, 플랫폼은 선수 명단을 구성하고 전술을 짜며 팀을 이끄는 '코치'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윤창현 의원은 축사에서 "플랫폼 산업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일방적 규제는 경계해야 한다"면서 "국내 사업자들이 자칫 과도한 규제로 혁신의 기회를 잃고 글로벌 메가 플랫폼 사업자들에 국내 시장을 내주지 않도록 규제 수준과 강도, 범위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는 공정위가 지난 1월 지침 제정안을 행정 예고한 뒤 지난달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플랫폼 독과점 규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것을 계기로 제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관련 규제 법제화까지 검토되는 가운데 열렸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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