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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살해' 필리핀 교정국장, 엽기행각…보물 찾으려 땅파기
교도소 내에서 말·뱀 등 교배도…숨진 수감자 176명 시신 방치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언 = 비판적 언론인 살해를 지시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필리핀 교정국장이 재직 당시 엽기적인 행각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헤수스 크리스핀 레물라 법무장관은 제럴드 반타그 교정국장이 재직 기간에 보물을 찾기 위해 교도소 주변에 굴착기를 동원해 땅을 파는 등 기행을 자주 저질렀다고 전날 발표했다.
반타그는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기 위한 작업이라고 법무부에 해명했다.
이에 레물라 장관은 "정부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교정 관련 업무나 제대로 하라"고 주의를 줬다고 전했다.
반면 반타그는 진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홍수에 대비해 구조요원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영장을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레물라 장관은 반타그가 재직 당시 교도소 내에서 말과 뱀 등을 대상으로 교배를 자주 시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직 기간에 176명의 수감자가 사망했는데 장례식장에 시신을 방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당국은 현재 시신 10구는 매장했으며 나머지 사망자들에 대해서는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준비중이라고 레물라 장관은 밝혔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 7일 반타그가 언론인 펄시벌 마바사 살해를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라디오 매체 저널리스트인 마바사는 지난달 3일 밤 마닐라에 위치한 자신의 거주지 출입문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반타그는 마바사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계속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청부업자인 조엘 에스코리알에게 살인을 의뢰했다.
또 마바사가 살해된 뒤 청부업자를 연결해준 수감자를 비닐 봉지로 질식시켜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반타그는 교도소에 수감중인 갱단 두목 3명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타그는 이같은 사법 당국의 발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레물라 장관이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반타그는 직무가 정지됐으며 자신의 수하이자 보안 담당 요원인 리카르도 줄루에타와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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