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침략 지지하지 않는 중앙아 국가들에 감사"
보렐 외교·안보대표, 카자흐·우즈벡 순방…협력 방안 논의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중앙아 국가들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지하지 않는 것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간) EFE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방문 중인 보렐 대표는 "관계와 근접성, 때에 따라 러시아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갖는 제약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런 까닭에 (중앙아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지하지 않고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돕지 않는 것에 더욱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 모든 국가가 국제질서와 주권, 영토보전을 수호해야 한다"며 "이는 EU와 중앙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는 우즈베키스탄 방문 기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을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응해 EU가 추진 중인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회의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나머지 중앙아시아 3개국 외무장관들과 별도의 회담을 열 계획이다.
앞서 지난 16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를 찾은 보렐 대표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무흐타르 틀례우베르디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국가 영토보전에 관한 유엔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경제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옛 소련의 일원이던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9월 카자흐스탄 외무부는 DPR과 LPR,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 4곳에서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해 시행한 주민투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밖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을 피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러시아인들에 대한 안전을 보장한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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