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 곡물 수출 지속하려면 서방 제재 해제돼야"
곡물 수출 협정 19일 만료…"연장 여부 적절한 시기에 결정할 것"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오는 19일 시한이 만료되는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자국 곡물 수출에 대한 서방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아와 인터뷰에서 "세계 식량 안보 노력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곡물 수출에 대한 제재를 면제하는 서방의 성명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곡물 수출 협정에 관한 모든 것이 정상적인 조건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곡물 수출 협정이 지속할 수 있도록 이행 시한을 없애자는 튀르키예(터키) 측의 최근 제안에 대해 "(협정을 연장하더라도) 기존과 같이 시한을 120일로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아브람첸코 러시아 부총리 또한 곡물 수출 협정 연장을 위해서는 식량 시장에 대한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연방은 신뢰할만한 공급자이며 우리는 어떠한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지지한다"며 "곡물 수출 협정 연장 여부는 관련 기관과 당사자들의 참여하에 적절한 시기에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사태 발발 후 흑해가 봉쇄되면서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 등이 막히자 세계 식량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에 지난 7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과 러시아 곡물·비료 수출을 재개하기로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복잡한 대러시아 제재 구조 탓에 자국 농산물·비료 수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장애 요인들이 제거되지 않으면 오는 19일이 시한인 곡물 수출 협정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해당 협정 연장을 위해 유엔이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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