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 하원 장악 비관적…"낙태허용 성문화할 표 불충분"
"매우 근접하겠지만 해낼 것으론 보지 않아"…사흘 前엔 "아직 살아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실시된 지 6일만인 14일(현지시간)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 유지에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민주당이) 하원(다수당)에 매우 근접하리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해낼 것으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하원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낙태허용을) 성문화할 표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연방의회 차원에서 낙태 허용을 입법으로 보장하는 성문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민주당의 하원 패배 가능성이 상당히 커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하원은 공화당이 근소하게 앞서 나가고 있고, 최종 결과 역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218석을 차지하면 하원 다수당이 되는데, CNN은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204석, 212석을, ABC 206석, 212석, 워싱턴포스트(WP)는 204석, 211석을 차지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앞서 NBC는 개표 초기에 최종적으로 민주당 216석, 공화당 219석을 예측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1일 순방을 떠나기 직전 취재진에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한 점에 비춰 이날 그의 언급은 하원 권력이 공화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하원 선거에 대해 "결과가 어떻든 우리나라가 더 나은 위치로 가는 길 위에 있다"면서 확실한 예측을 하지 않았다.
상원의 경우 초박빙이던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가져가면서 100석 중 50석을 확보, 조지아의 결선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다수당 지위를 사수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더라도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하원 의석 차도 2∼3석에 불과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은 어느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미 언론들의 관측이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