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민주당 '선전'의 공신 펠로시 의장, 향후 행보는
이번 선거서 당선 예상, 19선 '예약'…정계은퇴? 하원 원내대표 복귀?
장기집권에 일부 불만…자금 동원·노련한 리더십 대체 불가 평가도
민주 패배시 정계은퇴 질문에 "1~2주내 발생한 일들에 영향받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예상을 넘어서는 민주당의 중간선거 선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다음 행보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현재까지 상원에서 민주당은 48석, 공화당은 49석, 하원의 경우 민주당 191석 하원 209석을 확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의 경우 민주당 183, 공화당 206석, 상원은 양당 각각 48석으로 집계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예상과 달리 격차를 줄인 신승인데다 상원의 경우 아직 결과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의 압승이 전망됐던 막판 전망과 비교하면, 민주당 입장으로선 기대를 넘어서는 선전인 셈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 같은 선전에는 펠로시 의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11선거구에 출마했고, 미 동부시간 10일 낮 12시 기준 개표가 53% 진행된 가운데 81.4%를 득표, 무난히 당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그는 지난 1987년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19선 고지를 예약하고 있다.
하지만 하원에서 민주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 확실시돼 하원 의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펠로시 의장은 중간선거 레이스가 본격화한 이후 주요 격전지를 돌며 후보들의 유세에 힘을 쏟아왔다.
특히 막강한 후원금 모금 능력을 발휘, 든든한 '선거용 실탄' 마련에 핵심적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펠로시 의장이 이번 선거에서만 2억7천60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금했다"면서 "역대 어느 하원 의장보다 뛰어넘는 모금 능력이라는 점에서 펠로시 의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 지도부에 앉은 이후 모금한 후원금은 12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화당이 주도권을 잡은 하원에서 노련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펠로시 의장을 대신할 마땅한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펠로시 의장의 중간선거 기여를 고려할 때 사실상 본인이 원하는 바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그의 복귀 요청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더힐은 전망했다. 결심만 하면 하원 소수당 원내대표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10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는 하원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소수당 원내대표로 계속 활동했고, 2018년 중간선거에서 다시 민주당이 하원 권력을 차지한 뒤 하원 의장으로 복귀했다.
펠로시 의장은 그간 중간선거 이후 정계 은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동안 펠로시 의장의 장기집권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 게 사실이다.
특히 차기 권력을 노리는 신진 세력을 중심으로 펠로시 의장의 리더십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편 폴 펠로시의 자택 피습 이후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종전 계획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피습 사건 이후 CNN과 첫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면 정계를 은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간선거 이후) 1~2주 이내에 발생할 일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피습 사건이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거듭 확인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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