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물가만큼 임금도 올려야"…파업으로 멈춰선 프랑스 지하철
파리교통공사 4개 노조 하루 파업…한달 넘게 이어진 정유소 파업은 마무리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아니, 출근 시간대에는 지하철이 다닌다고 알고 있는데 왜 셔터가 내려와 있는지 모르겠어요."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역 입구에서 만난 크리스틴(32) 씨는 투덜거리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파리교통공사(RATP)의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 역이 폐쇄돼 직장으로 가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노동총동맹(CGT), 노동자의힘(FO) 등 RATP 4개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과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이날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지하철 노선 절반이 폐쇄되고, 무인 열차가 다니는 1호선과 14호선을 제외한 다른 노선은 출·퇴근 시간대에만 제한적으로 운행했다.
이들 노조는 물가 인상 속도에 맞춰 임금을 인상하고, 근무 환경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 등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부족해진 운전사를 다시 채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퇴직 연령을 기존 62세에서 65세로 높이려는 연금 개혁안에도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1, 2, 6호선 등이 통과하는 샤를 드골 에투알 역에서 만난 뱅상(45) 씨는 전광판을 한참 쳐다보다가 역 밖으로 다시 나갔다.
1호선은 정상으로 다니는 줄 알았지만, 약속 장소인 시청역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고 버스를 타기로 했다고 한다.
이날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파리 도심과 샤를 드골 공항 등을 연결하는 교외 노선 RER A와 RER B도 열차 운행을 대폭 줄였다.
버스 운행 간격도 길어진 탓에 출근 시간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버스 정류소에서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는 물가 인상에 항의하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정유업계 노조가 지난 9월 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은 한 달 넘게 이어져 주유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까지 남아있던 토탈에너지 페장 정유소 노조 CGT는 전날 파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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