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보부 "'반정부 시위 조장' 영국, 대가 치르게 될것"
"사우디가 반체제 언론 지원" 비난도…"관련자 처벌할 것"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당국이 자국 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난했다.
9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하티브 정보부 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반정부 시위에 영국이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하티브 장관은 "시위와 폭동을 조장하는 반체제 선전이 영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이란 내 혼란을 조장하는 이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영국은 치르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반체제 언론 '이란 인터내셔널'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우디도 이란 내 불안을 조장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하티브 장관은 이 매체와 관련된 인물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은 영국에 본부를 두고 이란어 뉴스를 생산하는 'BBC 페르시안'과 '이란 인터내셔널'을 반체제 언론으로 간주하고 자국 내 방영을 금지하고 있다.
외무부는 지난달 사이먼 셔클리프 주이란 영국대사를 초치해 이들 매체의 보도에 항의하기도 했다.
테헤란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는 7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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