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캠핑 위한 편의시설 허용…호핑투어도 가능해진다(종합)
해양수산 규제혁신안 발표…해양레저 관광객 1천500만명 목표
항만배후단지 입주기업이 물류·제조겸업'…자율운항 선박기술 인증기간 단축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정부가 해양수산 관련 규제를 대폭 걷어내 항만배후단지를 지역경제의 거점으로 키우고 자율운항 선박장비 등 해양 신산업을 육성한다.
바닷가 캠핑 편의시설을 허용하는 등 해양레저관광산업에 얽힌 덩어리 규제도 푼다. 어촌의 자생력을 갉아먹던 장애물도 과감하게 덜어낸다.
해양수산부는 9일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항만투자 활성화, 해양수산 신산업 육성을 위해 83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을 보고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항만배후단지 처리물동량을 현재의 1.5배인 545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늘리고 친환경·첨단선박 장비 부문에서 12조5천억원의 부가가치(경제파급효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항만배후단지 부지를 폭넓게 공급한다. 기존 준설토 투기장 외에도 산업단지나 항만 인근 내륙 부지도 전환·지정할 수 있게 허가한다.
항만배후단지는 해운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발하는 부지로, 화물의 조립·가공·제조시설이나 물류기업 등이 입주하는 1종 단지와 업무·상업·주거시설이 입주하는 2종 단지로 나뉜다.
1종 항만배후단지의 경우 입주기업이 물류업과 제조업을 겸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5년간 금지했던 출자자 지분 변경도 예외적으로 허가한다. 2종 항만배후단지 입주 자격은 네거티브 규제(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로 전환한다. 위험·유해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항만국유재산에 대한 사용허가와 대부기간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린다.
해수부 송상근 차관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 외국 선진항만에서는 배후단지를 통해 제조업이 이뤄져 화물이 창출된다"며 "이런 사례를 부산항 등 전국 항만에 많이 도입해 항만을 고부가가치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항만배후단지 누적 민간투자 1조6천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해 친환경·신기술 선박 실증 시 원스톱 특례를 적용한다.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받았는데도 선박안전법·선박직원법에서 규정하는 인허가 절차를 별도로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친환경 신기술로 개발된 설비·기자재를 인증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기존보다 1년 이상 단축한다.
해양레저관광 분야 규제도 완화해 마리나 선박이 일정한 범위에서 섬과 관광지를 오갈 수 있도록 허용한다. 마리나 선박은 유람, 스포츠, 여가용으로 허가된 배를 말한다.
해수부는 이를 통해 해외 유명 휴양지 등에서 인기인 '호핑투어'(Hopping Tour) 같은 관광상품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핑투어는 섬과 섬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여행을 말한다.
바닷가 캠핑과 바다 낚시 수요를 반영해 일부 지역에 샤워장, 관리동 등 설치를 허용한다.
바닷가 캠핑은 증가하는데 정작 편의시설이 부족해 캠핑객들이 바닷가 인근 공용화장실을 점거하거나 쓰레기를 투기하는 일이 많았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송 차관은 "공유수면관리법에 따라 바닷가에는 어항시설이나 관광숙박업 시설만 들어설 수 있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차박시설이나 샤워장 등 부대시설도 들어올 수 있게 추진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2027년 해양레저산업 관광객 수 1천500만명 달성이 목표다.
해양바이오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수산부산물의 재활용 범위를 조개껍데기 등 패류에서 갑각류에서 나오는 부산물까지 확대한다.
수산업·어촌 자생력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도 추진한다.
공공기관이 기존 양식면허를 임차해 귀어인, 청년 등에 재임대할 예정이다.
TAC(총허용어획량) 도입을 늘리는 대신 금어기, 금지체장(특정어종 포획 금지 길이) 등 투입규제를 완화한다.
민간참여 수산물 이력제도 도입한다. 정부가 마련한 최소한의 품질관리·정보제공 기준을 민간이 충족할 경우 이력제로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어촌 관광소득 250억원을 달성하고 국가어항 민간투자 금액도 연평균 700억원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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