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 "징용 문제 해결에 피해자와 협의·일본 협력 필요"
산케이신문 인터뷰…"미국 핵우산 신뢰성 강화가 한일 공동 과제"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는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풀려면 피해자와 정중한 협의, 일본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일본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같은 두 가지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은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화에 나서면서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고 한 4년 전 대법원 판결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기업이 내야 할 배상금을 한국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대납하는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안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사도 "안은 여러 가지가 나와 있다"며 "재단을 사용해 채무를 인수하자는 이야기도 있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그는 위안부 합의 당시 '피해자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정부가 (합의)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 편지를 보내는 데 대해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 발언이 한국에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사는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징용 문제는 "피해자와 신중하고 정중하게 협의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한국 기업이 돈을 내는 데 반발하는 목소리도 꽤 있다고 전하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일본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사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양국이 한일병합의 불법성 여부를 달리 해석한 채 논의를 매듭지었고, 이에 따라 한국 대법원이 징용 피해자에 대해 불법적 지배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1965년 체제(한일 청구권 협정 준수)와 대법원 판결을 모두 존중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로 긴박해진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자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라며 "미국의 핵우산 신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한일의 공동 과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거대한 중국의 등장은 평범한 변화가 아니다"라며 "긴박한 안보 환경에 처한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관계를 축으로 한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일 관계를 가장 좋았던 시기로 회복해야 한다'고 한 대통령의 말을 대사로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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