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디지털로 감지한 위험 실시간 전파해 초동대처 실패 막는다
지능형 CCTV·드론 등으로 위험 파악 동시에 관계기관 전파 시스템 구축
"기술은 이미 개발 완료…공익 위한 데이터 활용 사회적 합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이태원 참사 직전 시민 신고를 묵살하는 등 경찰 조직의 초동 대처 실패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로 수집한 위험 정보를 시민과 관계 당국에 자동 전파해 '골든 타임'을 확보하는 시스템이 개발된다.
6일 정부에 따르면 휴대전화 위치정보 시스템(CPS), 지능형 CCTV, 드론 등 최신 과학기술로 확보된 다중 밀집도 등의 실시간 정보를 경찰이나 소방, 응급 의료 기관 등 관계 당국의 관제 시스템에 자동으로 전파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 정보로 파악된 사고 위험은 대응을 담당하는 기관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재난 문자 등의 형태로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정부는 휴대전화 기지국 데이터 등 디지털 정보를 사고 예측과 대응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다만 관련 기술은 이번 사고 이전부터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는 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전언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지능형 CCTV는 사람이 얼마나 몰렸는지뿐 아니라 인체 움직임을 포착해 폭행, 납치, 방화, 익수 등의 사건·사고 징후도 분별해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미 지난 8월 이러한 CCTV 기능을 활용한 '안심 거리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인구 과밀에 따른 안전사고도 주요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축제가 열리는 광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공연장 등 넓고 개방된 공간에서는 드론을 띄워 사고 징후를 예측한다.
디지털 정보로 파악된 사건·사고 위험을 소방, 경찰이나 응급 의료 등 관할 기관에 실시간 통보함으로써 초기대응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 공안 당국이 범죄 용의자와 안보 위해 사범 등을 추적할 목적으로 구축한 CCTV 감시 시스템 '톈왕'(天網)과 같은 빅 브러더 출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안면이나 개체 비식별화 기술이 이미 구현돼 있어 개인 정보 침해 위험은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기민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안전사고 방지나 교통 효율 등 특정한 용도로 사용이 제한된다면 디지털 기술로 집계한 데이터는 많은 효용을 가질 수 있다"며 "공익 목적을 위한 사용을 허용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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