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보유채권서 5.5조 평가손…"필요시 추가자본 확충"
만기보유→매도가능 채권 전환해 평가 손실…4천820억원 자본 잠식
8조1천억원 잉여액 보유…"고객 보험금 지급엔 전혀 문제없어"
영업 견조한 성장세…올해 1~9월 당기순이익 2천440억원·114%↑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NH농협생명이 지난 9월 말 기준 5조5천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하자 필요시 4분기에 추가 자본 확충을 검토하겠다며 적극적인 재무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채권 평가 손실은 실현되지 않은 회계 장부상 금액으로, 농협생명은 보험금 지급 능력 지표인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에서는 8조1천억원 이상 잉여액을 보유해 보험금 지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다.
28일 농협금융 등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2020년에 32조원 규모의 만기 보유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전환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매도 가능 채권에 5조5천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4천820억원 규모의 자본 잠식이 발생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RBC)은 107%였다. 보험업 감독규정은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독 당국이 경영개선 권고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2020년 9월에 보험 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및 저금리 시기에 RBC 비율 제고를 위해 만기 보유 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채권 계정을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매도 가능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6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총 1조4천3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고, 지난 9월에는 2천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 이슈는 채권 계정 전환에 따른 회계 인식 상의 문제일 뿐 실제 실현된 손실은 없다"면서 "고객의 보유 계약과 회사의 실질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협생명은 8조1천억원 이상의 잉여액을 갖고 있어 고객 보험금 지급의 안정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농협생명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영업이익 3천716억원, 당기순이익 2천4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0%와 114%가 늘어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강도 높은 긴축 운영 등 비상 관리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면 4분기에도 추가 자본확충 등을 검토해 연말까지 재무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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