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봉쇄에…"공중화장실 격리·야외 취침…아사자도"
'제조 허브' 광저우 전수검사 시작…각 지방 "제로 코로나 달성" 강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공중화장실에 갇히거나 심지어 굶어 죽는 사람이 발생했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명보는 중국 현지 보도 등을 인용, 중국 서북 내륙인 칭하이성 시닝시가 봉쇄되면서 현지 누리꾼들이 온라인에 코로나19 관련 상황과 불만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는 봉쇄 속에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밝혔고, 일부 청소 노동자들은 공중화장실에 갇힌 채 창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넣어주는 음식에 연명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배추 1포기 가격이 50위안(약 9천800원)으로 치솟는 등 시닝시의 물가가 고공행진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인구 248만명의 시닝시는 지난 8월 말부터 봉쇄되면서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온라인을 통해 장기화한 봉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닝시에서는 25일 현재 누적 감염자가 92명인 것으로 발표됐다.
시닝시 당국은 불만이 커지자 26일 좀 더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역과 통제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불편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일과 채소 유통 센터가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여겨져 폐쇄되면서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보는 또 "온라인에는 간쑤성 란저우의 한 격리 호텔에 수용된 이들이 호텔 야외 주차장에서 밤을 보내는 사진들도 올라왔다. 근래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서 주차장에는 간이침대들이 놓여있었다"며 "당일 호텔이 소독작업을 해야 해 그러한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누리꾼들은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일부 대피소에서 사람들이 야외 주차장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조치가 취해졌는데 당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이번에 란저우에서 벌어진 일은 관영 매체에 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제조 허브'인 광둥성 광저우시가 26일 대규모 코로나19 검사를 개시하며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저우 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며 특히 최근 하이주구의 섬유와 의류 산업에서 발발한 감염이 새로운 전염을 촉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광저우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73명 보고됐다.
하우주구는 23일 유흥시설 폐쇄와 재택근무 명령을 내린 데 이어 24∼26일에는 모든 학교와 식당을 폐쇄했다.
현지 주민 신디 류 씨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웃 선전에서 올해 내내 진행됐듯 우리도 더 잦은 코로나19 검사가 이제 시작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친구들과 함께 갑작스러운 봉쇄에 대비해 식량을 사재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명보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방역 정책 완화 신호는 없다"며 베이징 당 대회 직후 허페이, 푸저우, 정저우 등의 당 서기가 급히 귀환해 '제로 코로나'의 빠른 달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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