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위 파운드리 UMC, 1조원 들여 中합작법인 완전자회사 편입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위 업체인 UMC(聯華電子)가 중국 합작법인인 USCXM(聯芯)의 주식을 1조원에 매입해 완전자회사로 바꿀 예정이라고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는 UMC가 244억 대만달러(약 1조원)를 투입해 중국 USCXM의 12인치(300㎜) 웨이퍼 공장 지분 30% 인수안을 조건부 통과시켰다.
이어 UMC에 기술·영업비밀 관련 내부 통제 메커니즘을 확립해 관련 기술 등이 유출돼 중국의 방산업에 사용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3년간 1천300억 대만달러(약 5조7천억원)에 이르는 대만 내의 투자 계획을 착실히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투자심의위원회는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과 대륙위원회 등 관련 부처의 심의를 거친 결과 이번 인수안이 UMC의 글로벌 전략적 배치에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대만 산업에 불리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돼 동의했다고 밝혔다.
대만 경제부는 이번 인수안이 마무리되면 USCXM이 UMC의 100% 독립 자회사로 변경돼 영업 비밀과 기술 보호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USCXM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돼 상반기 순이익이 2억1천300만 위안(약 415억원)에 달해 UMC의 지분 매입이 주주의 권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부는 국가안보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번 주식매입으로 대만 본사에서 이사를 파견할 수 있어 영업비밀이나 관련 기술의 보호를 더욱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USCXM가 주로 생산하는 2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40nm, 45nm 공정은 미국 측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통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그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경제연구원의 류페이전 연구원은 글로벌 환경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세로 인해 앞으로 대만 기업인이 중국 내 직접 투자와 중국 자본과의 합작 비율이 뚜렷하게 감소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UMC는 미국의 새로운 (대중국) 조치 또는 양안 관계가 더욱 긴장되더라도 충격의 강도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풀이했다.
관련 업계는 UMC의 이번 주식 인수안이 미중 과학기술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회피에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했다.
USCXM은 대만 UMC와 중국 샤먼시 당국·중국 푸젠성 전자정보그룹이 각각 70%와 30% 지분으로 합작 설립한 업체로 생산 시설에 62억 달러(약 8조8천억원)를 투자했다. 2014년 10월 중국 샤먼 공장을 착공했으며 2016년 4분기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UMC는 중국 측이 자금을 투입한 지 7년이 지나면 중국 동업자의 지분(30%)을 인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해 주식 매입에 나설 예정이라고 대만 당국에 신고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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