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21일 외환시장 개입에 48조원 투입한 듯"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와 당국이 21일 밤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투입한 자금이 5조 엔(약 48조3천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2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넘어 152엔에 육박한 21일 오후 11시께 이른바 '복면개입'(覆面介入)을 단행해 엔·달러 환율을 2시간 만에 달러당 144엔대 중반까지 떨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외환시장 개입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례적인 환율 움직임의 배경을 대규모 엔화를 매수한 복면개입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NHK는 복면개입 규모가 5조 엔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일본은행을 통한 정부와 금융기관 간 자금 흐름을 제시했다.
일본은행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본래 정부로부터 금융기관으로 4조2천억∼4조3천억 엔(약 40조5천억∼41조5천억원)이 이동해야 하지만, 반대로 1조1천800억 엔(약 11조4천억원)이 금융기관에서 정부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HK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정부로 들어간 돈이 5조 엔을 넘을 수 있다"며 "금융 중개 회사는 이 돈의 대부분을 시장 개입 자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추정이 사실이라면 일본 정부와 당국이 지난달 22일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했을 때 사용한 사상 최대 자금인 2조8천382억 엔(약 27조4천억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재차 외환시장에 투입한 것이 된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에도 달러당 149엔대에서 145엔대로 한 차례 급락했다가 서서히 올라 149엔대를 회복했다.
이에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와 당국이 3일 만에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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