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룹 탈세 혐의 형사재판 개시…뉴욕법원서 배심원 선정
회계장부 조작 등 9개 혐의…트럼프 측근은 감형 조건으로 유죄 인정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트럼프 그룹의 탈세 혐의 재판을 위한 배심원 선정 절차를 24일부터 개시한다고 보도했다.
맨해튼 연방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트럼프 주니어, 이방카 등 성인 자녀들을 기소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그룹에 대한 최초의 형사재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방 검찰과 별도로 뉴욕주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인 자녀들에 대해 제기한 금융사기 혐의 재판은 형사가 아닌 민사 소송이다.
트럼프 그룹은 탈세와 회계장부 조작 등 9개의 혐의로 기소됐다.
만약 트럼프 그룹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다면 최대 160만 달러(약 23억 원)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또한 회계장부 조작 등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향후 트럼프 그룹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의 차입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정치적인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앨런 와이셀버그 전 트럼프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미 세금 사기 등 15개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다.
와이셀버그 전 CFO는 징역형 기간이 100일을 넘지 않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2005년부터 트럼프 그룹으로부터 고급 자동차와 손자의 사립학교 학비를 받는 등 거액의 부가 소득을 올렸으면서도 세무 당국에 이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와이셀버그 전 CFO 손자의 사립학교 학비 수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재판과 별개로 뉴욕주 검찰이 제기한 민사소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성인 자녀들이 트럼프 그룹의 부동산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낮춰 부당한 경제적 이득을 챙겼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그룹에 대한 민·형사 재판은 결과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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