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스프레드 대폭 확대…시장 위축 단기간 개선 어렵다"
한은 보고서…"유동성 위험에 초우량물 공급 확대 영향"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채권시장 신용스프레드가 지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확대된 가운데, 신용채권 시장 위축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은 20일 '최근 신용채권시장 상황 평가 : 신용스프레드 확대 요인을 중심으로'(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통화 긴축 강화 등 영향으로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신용채권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됐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기업 등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신용스프레드 수준(10월 14일 기준 회사채 AA- 114bp(1bp=0.01%포인트))은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과거 장기 평균(2012∼2021년 중 43bp)과 코로나19 위기 시 고점(78bp)을 크게 상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스프레드 확대된 데는 수요 요인과 공급 요인이 모두 작용했다.
먼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신용 채권의 투자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특히 주요국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된 지난 6월 이후 기업 예상 부도 확률(EDF)이 우량·비우량 등급 모두 상승하고, 신용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됐다.
이에 더해 주요국 통화 긴축 가속화로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선호가 강화되고, 시장이 불안할 때 환금성이 제약되는 신용물에 대한 투자유인이 약화했다.
공급 요인에서는 전체 신용채권 발행 물량이 확대된 가운데, 한전채·은행채 등 초우량물 발행이 많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신용채권 간 구축효과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회사채의 위험프리미엄 확대 양상과 정도를 따져본 결과, 신용채권시장의 유동성위험 요인의 기여도가 가장 컸고, 초우량물 공급 확대에 따른 영향도 상당히 컸다고 분석했다.
한민 한은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 차장은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 등으로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간 내 신용채권시장의 위축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영국 금융시장 불안 사례처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수시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고, 여전채·은행채 대규모 만기도래,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한전채 대규모 발행 등 수급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증권(PF-ABCP) 시장 불안 등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보고서는 신용채권시장 불안이 크게 확산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신용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 방안을 차질없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 수급 부담 완화 방안 마련, 중장기적으로는 신용채권시장 유동성 제고를 위한 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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