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위성통신 유지비용 지원 검토"
머스크-우크라 설전 등 논란 빚은 비용 문제 해결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내 스타링크 위성통신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과 영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미국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에 배정된 자금을 이용해 스타링크 유지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EU 관리 3명을 인용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의 지시로 EU 관리들이 스타링크 유지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일론 머스크의 문제 제기로 논란이 촉발된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이용 비용 부담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운영하는 위성통신망으로, 올해 2월 러시아가 침공한 이래 인터넷 인프라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료로 이용해 왔다.
이 통신망은 군사용으로도 이용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격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스타링크 단말기 중에는 스페이스엑스가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있고, 미국 정부와 그 서방 동맹국들이 요금을 내는 것도 있으며, 서구권의 민간 크라우드펀딩으로 지원되는 것도 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지원으로 칭송을 받아 왔으나, 이달 4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강화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공개 제안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그가 언급한 강화조약 조건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영유권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주에서 주민투표를 다시 실시하며 우크라이나가 중립국 지위를 유지토록 하는 등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를 계기로 독일에 주재하는 우크라이나 대사가 욕설이 섞인 트윗으로 머스크를 비난했으며, 지난 주 머스크는 이에 답하면서 스타링크 지원을 중단하려는 뜻을 시사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달 비공개로 미국 국방부에 스타링크 무료 지원을 중단할 뜻을 밝히고 이용 대금을 정부가 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기존 주장을 거둬들였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서비스를 우크라이나에 무료로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이 월 2천만 달러(286억 원) 가까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개통하고 유지하는 데 스페이스엑스가 쓴 비용이 지금까지 약 8천만 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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