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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강경 어조로 대만 통일 강조한 까닭…美 겨냥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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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강경 어조로 대만 통일 강조한 까닭…美 겨냥한 듯
평화적 통일 원하나 분리 독립 세력에 무력사용 배제 안 해
美의 동맹국 간주·군사적 지원 대만정책법 추진에 견제 의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강경한 어조로 대만 통일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시 주석이 "우리는 평화통일이라는 비전을 위해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견지하겠지만 무력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며 대만통일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큰 틀에서 이런 언급은 중국이 그동안 견지해온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시 주석은 무력 사용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무력 사용은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의 대만 독립 분자, 그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광범위한 대만 동포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무력 사용 대상이 대만 분리 독립 지향의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 세력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가진 국민당과 그 지지 세력을 분리 대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보다 구체적으로 시 주석의 이런 메시지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미국의 도발로 여기는 중국은 그 직후 대만 상공으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물론 유사시 미군의 대만 진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여기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 영향력에 큰 타격을 주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읽혔다.
중국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매일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도발을 지속했다. 20차 당대회를 이틀 앞둔 14일에도 이런 도발이 지속됐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 체결 후 미국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함으로써 '현상 변경'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은 미중 수교가 이뤄진 1979년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온 미국이 최근 몇 년 새 변심했다고 본다.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미국이 이젠 노골적으로 중국을 적대하는 쪽으로 튼 것으로 보고 미국에 반기를 들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당대회 연설에서 미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일체의 냉전적 사고는 물론 타국 내정 간섭에 반대하며, 어떤 형식의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10년간 중국몽(中國夢·중국의 꿈)을 강조해온 시 주석은 대만과의 통일 실현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필연적 요구라고 역설해왔다.
시 주석은 2019년 1월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에서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은 마카오와 홍콩 반환에 이어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되찾아야 할 '미수복 영토'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과의 통일을 굴욕의 식민지 시기를 딛고 세계 최강국 미국에 버금가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위상을 확립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10일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공동 발표한 대만백서에서 홍콩식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도 당대회 연설에서 마카오와 홍콩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대만에도 일국양제 적용을 시사했다.
일국양제는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가리킨다.
특히 주목할 건 22년 전 발간됐던 백서에서 언급된 '대만에 주둔할 군대와 행정인력을 파견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사라졌고,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한다면서도 '국가 주권, 안전, 발전이익 확보'라는 전제를 달았다는 점이었다.
이는 최근 몇 년 새 중국 당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통해 반중 인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면서 친중 인사가 홍콩을 통치토록 하는 상황과 어우러져 대만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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