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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개도국 수입 대란 현실로…이집트 약국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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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개도국 수입 대란 현실로…이집트 약국 '발동동'
빵·파스타 등 주식료품부터 의류·수입차까지 공급 부족
아프리카·아시아·남미 개도국들에 압박 심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이집트 정부가 달러화 강세 속에 보유외환 방어를 위해 달러화 관리에 나서면서 이집트에서 의약품과 식료품 등 수입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이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아흐메드 알리는 "매일 손님들에게 원하는 약이 없다고 말해야 한다"면서 약국을 찾는 환자 중 여건이 되는 사람은 터키나 영국으로 약을 사러 가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암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이집트에서는 의약품과 옷, 식품 등의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보유외환 방어를 위해 수입 장벽을 높인 것을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집트는 앞으로 수년간 상환해야 할 외채가 1천580억 달러(약 227조원)에 이르고 곡물 구매와 자국 통화인 이집트 파운드화 방어 등을 위해 달러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3월 수입업자들의 달러 사용을 제한하고 은행 고객들의 달러 인출을 어렵게 하는 조처를 했다.
이런 조치는 달러 강세로 인한 전 세계의 식량, 가스, 의약품 가격 상승과 맞물려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개발도상국들의 수입 지연과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도 설탕, 식용유, 우유 등 식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런 식품이 상점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수입 감소 여파는 빵과 파스타 등 이집트인들의 주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집트산업연맹 곡물위원회의 카림 아부 갈리 위원은 달러를 공급받지 못한 민간 업체들이 지난달에만 가격이 20% 오른 밀을 수입하지 못해 곡물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며 정부에 신속한 달러 공급을 요구했고 정부의 비축 물량 방출과 중앙은행의 더 폭넓은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 대란은 유럽산 주방용품과 프랑스 치즈, 미국산 자동차 같은 제품으로 확산해 부유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집트 정부의 이런 외화 관리 정책은 그러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화보유액은 지난 2월 약 410억 달러에서 지난 8월 330억 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는 연초보다 20%나 떨어졌으며 올해 인플레이션율은 15%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집트 경제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이집트 채권시장에서 1천792억 이집트 파운드(약 91억 달러) 어치를 매각했다.
이집트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대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IMF의 두번째 대형 채무국인 이집트는 지난 3월부터 추가 대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협상이 타결되면 6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이집트가 민간 부분의 침체와 빈곤층 증가 등으로 이미 경기후퇴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며 수입 문제는 기업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소비자 지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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