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물가 공포…9월까지 전년대비 83%↑, 연말엔 100% 이를듯
9월 월간 소비자물가 6.2% 상승…물가급등에 임금 재협상 요구 봇물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남미 아르헨티나의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국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IPC)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또 전월보다는 6.2% 상승했고,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66.1%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한 달간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의류 및 신발(10.6%), 알코올음료 및 담배(9.4%), 서비스(6.8%), 식품 및 음료(6.7%) 등이었다.
엠피리아 콘술토레스의 후안 파올리키 이코노미스트는 현지 매체 암비토에 "9월 물가상승률은 6.2%로 전문가들의 예상치(6.7%)를 밑돌았지만, 1991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고 암울한 수치"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월간 물가상승률은 연말까지 6%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연말에는 1년 전보다 물가 상승률이 세 자릿수를 상회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올해 연말 물가상승률이 전년보다 95% 상승해 전 세계 물가상승률 순위에서 짐바브웨(547.3%), 베네수엘라(220%), 수단(129.5%)에 이에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암비토는 보도했다.
정부의 각종 물가 통제 정책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자 아르헨티나에서는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시민단체는 정부 보조금 인상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며, 노조는 임금 재협상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노조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트럭노조는 13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원만한 노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총파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클라린 등 다수의 현지 매체가 전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활고는 비교적 탄탄한 경제 기반을 갖추고 있는 한인 사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분야가 바로 한인 대다수가 종사하는 의류업으로 이미 100% 이상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였고, 판매는 반대로 17.4% 하락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의류도매업에 종사하는 이모 씨는 "의류업에 종사하는 우리에게 대목은 10월 어머니 날과 12월 성탄절인데 어머니 날이 바로 이틀 후인데도 가게에 손님이 없다"며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는 카타르 월드컵 시청으로 아르헨티나 경제 자체가 마비 되다시피 할텐데 2022년 장사는 이제 끝난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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