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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열올리던 증권사, 부동산침체에 사업급감…중소형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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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열올리던 증권사, 부동산침체에 사업급감…중소형사 '빨간불'
증권사 3분기 부동산 PF 신용보강 규모, 전분기보다 56% 급감
'실적 타격' 불가피·일부 증권사 부서 폐지…중소형사 수익 의존도 더 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홍유담 기자 = 증권사 실적에 효자 노릇을 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규모가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 호황을 틈타 관련 사업을 키우며 수익 의존도를 높여온 것이 이제는 증권사 실적에 '부메랑'이 된 형국이다.
17일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채무보증을 선 규모를 뜻하는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은 올해 3분기 약 3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8조6천억원)와 비교하면 약 55.8%, 지난해 3분기(7조4천억원) 대비 48.6% 급감한 수준이다.
월별로 살펴봐도 지난해 12월에는 4조6천원에 달했지만 최근 3개월간은 7월 1조1천억원, 8월 1조3천억원, 9월 1조4천억원 등 모두 1조원대에 그쳐 저조하다.
증권사들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무료 수수료 경쟁 심화로 기존 사업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이에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부동산PF 관련 사업을 활발히 벌여왔다.
자본력과 신용도가 취약한 부동산 개발 주체들이 PF대출을 받으면 증권사가 자신의 높은 신용도를 활용해 PF대출 관련 신용보강을 하고, 이 과정에서 채무보증 수수료나 금융자문 수수료 등을 받아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에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수익은 전체 IB수수료 수익에서 50∼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가 올라 부동산 투자 조달 비용이 늘었고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해 부동산 개발 수익성이 악화했다. 주택 미분양 물량이 늘고 거래량도 감소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이에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사업도 급감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PF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증권사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관련 사업 규모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 비중이 컸던 부동산 PF 관련 사업의 위축으로 증권사 실적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교보증권[030610]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와 수익에 대한 우려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위탁매매 및 이자수익 감소, 금리상승에 따른 증권사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 발생과 함께 증권업의 주요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방향성에 대한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하나증권은 관련 사업을 담당했던 구조화금융본부를 아예 폐지했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대형사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테일·운용 부문 사업을 만회하고자 공격적으로 부동산 PF 관련 사업을 벌여온 탓에 위기감이 더욱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시장 악화의 여파로 증권사 부도 위기까지 가시화된 상황은 아직 아니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관련 사업에 수익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증권사들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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