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탄압 논란' 튀르키예…가짜뉴스 유포시 징역 법제화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튀르키예(터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를 유포한 언론인 등을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AP·AFP 통신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 의회는 이날 이른바 '허위정보법'으로 불리는 언론·소셜미디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총 40개 항으로 구성된 개정안에는 허위 정보를 보도한 언론인이나 이를 퍼 나른 소셜미디어 이용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튀르키예 국내외 안보와 공공질서, 보건 등과 관련해 진실에 반하는 정보를 퍼뜨려 우려와 공포, 공황 등을 유발한 혐의로 기소될 경우 최장 3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야권은 언론탄압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튀르키예 집권당 정의개발당(AKP)이 의회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하자 야당 의원들은 의사당 안에서 '검열법'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거세게 항의하고 휴대전화기를 부수는 등 퍼포먼스를 벌이며 의사진행을 막으려 시도했으나 법안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법률과 관련,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는 국가 및 국제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법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의개발당 역시 "(언론·소셜미디어법 개정은) 선을 넘지 않는 비판이나 의견 표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달린 내년 6월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집권세력이 언론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전에도 튀르키예 정부는 언론규제법 등을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에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면허를 취소하는 등 언론 통제 조처를 지속해서 취해온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법안 표결 후 "튀르키예의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와 언론 자유와 관련해 또다시 어둠이 드리운 날"이라는 입장을 냈다.
국제앰네스티 지역 연구원인 귀니 일디즈는 "새 법률은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허위정보와 싸운다는 명분 아래 비판적인 목소리를 검열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엔긴 알타이 의원은 "가난이 있다고 말하는 이는 감옥에 갈 것이고, 부패가 있다고 말하는 이도 감옥에 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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