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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中공장 1년 유예 받았지만…업계 "플랜B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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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中공장 1년 유예 받았지만…업계 "플랜B 고민해야"
1년 뒤엔 유예 연장 불투명…수출다각화 등 구조적 변화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가 운영하는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의 '수출 통제 1년 유예' 방침을 발표하면서 두 회사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렇다고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대체적 반응이다.

미중 갈등이 나날이 고조되는 등 리스크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생산기지 이전과 수출 다각화 등 '플랜 B'를 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발표한 수출 통제 조치의 후속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1년간 건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여기에는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했으나 계약에 따라 아직 인텔이 운영 중인 다롄 낸드 공장까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일단은 삼성과 SK가 기존 중국 공장에서 반도체 장비를 추가 도입하거나 유지 보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통상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주요 고객사 공장에 인력을 배치해 장비의 관리와 유지 보수도 함께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반도체 장비업체 KLA와 램 리서치는 중국의 국영 반도체 생산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파견했던 기술자와 직원들을 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 추가 도입(업그레이드)은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고 오히려 장비 관리 리스크가 더 크다"며 "일단 이번 유예 조치로 삼성이나 SK 공장에 배치된 장비업체 인력을 당장 빼지는 않는다는 의미여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1년 뒤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개별 심사를 위한 절차 지연이나 기술 유출 등의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번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울 수 있다"며 "특히 미국 정부가 심사 과정에서 무리한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어 이 부분은 향후 남아 있는 부담"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중 갈등 상황에 따른 변수도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국내 업체와 정부가 미 상무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고 해도 미중 갈등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는 만큼 유예 기간으로 주어진 1년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단 미국이 계속 중국 반도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중국에 생산기지를 갖고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 업체 입장에서는 '플랜 B'가 필요하다"며 "향후 1년간 중국 생산기지를 이전한다든가 중국 수출 비중을 줄여서 다각화한다든가 하는 구조적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미국 정부와 협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으니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미국을 선택하냐, 중국을 선택하냐가 될 수도 있지만, 중간에서 운용의 묘를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조상 미국의 이런 배려가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은 전체 생산량의 40%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중국 D램 웨이퍼 출하량은 작년 연간 기준 전체의 49% 수준으로, 이는 전세계 웨이퍼 출하량의 약 12.5% 수준이다.
양사는 그만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당장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만드는 것은 대부분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되지만, 주요 고객사는 애플, 델, HP 등 미국 회사"라며 "결국 최종 소비자의 다수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통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칫 중국 공장에 대한 수출 통제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향후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웡 노무라 홀딩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중국에는 큰 차질이며 세계 반도체 시장에는 악재"라고 분석했다.
이광만 제주대 공대 명예교수는 "1년 뒤에 세계정세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기 때문에 한국이 이번과 같은 배려를 받을 수 있으려면 결국 메모리 반도체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정부와의 공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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