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부 '정권 비판' 개혁 성향 정치인 징역 8년 선고
여성 히잡 의무 착용 반대…최고지도자 비판 글 올린 직후 체포돼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사법부가 개혁 성향 정치인으로 여성 복장 규제에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등 정부와 대립해 온 무스타파 타즈자데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12일(현지시간) 변호인을 인용해 반체제 선전·허위사실 유포·사회 혼란 조장 등의 혐의로 기소된 타즈자데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타즈자데는 여성에 대한 히잡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극심한 경제난의 원인이 정권에 있다고 비판해 왔다.
지난 7월 그는 트위터에 "현재 어려움에 빠진 경제로 인해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핵 합의까지 복원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최고지도자가 져야 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 트위터 게시글을 쓴 직후 체포됐다.
이란 내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금기시된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는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권력의 정점이다.
그는 2000년대 초중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시절 내무부 차관, 문화부 차관, 대통령실 고문 등을 역임했다.
타즈자데는 2009년에도 반체제 선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타즈자데의 징역형 소식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4주째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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