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선, 제3후보 바람…"훔치지 않겠다" 부패척결 공약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내년 2월 치러질 대선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 선거에서 저조한 득표율을 보였던 노동당 후보 피터 오비(61)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따르면 오비 후보는 인구 2억1천만 명의 나이지리아에서 대중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실시된 세 차례 여론조사에서 집권 범진보의회당(APC)과 제1야당 인민민주당(PDP) 후보를 크게 앞지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선 오비 후보가 APC의 볼라 티누부 후보와 PDP의 아티쿠 아부바카르 후보를 15% 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대선에서 노동당은 5천74표 득표로 유효 투표수의 0.02%를 얻는데 그쳤다.
나이지리아는 원유·가스 등의 풍부한 광물자원과 비옥하고 넓은 땅, 젊은 인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는 현재 10년 전보다 더 가난하며, 인구의 40%가 하루 1.9 달러(약 2천700원) 이하의 돈으로 생활하는 빈곤국이다.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집권당 후보 티누부와 제1야당 후보 아부바카르는 변화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가 출신의 정치인 오비는 이번 대선을 능력과 전망의 선거로 만들겠다며 차별화를 기하고 있다.
오비 후보 역시 다른 많은 나이지리아의 정치 엘리트들처럼 부유하다. 다만 공직을 맡기 전에 부를 축적했다는 게 차별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2014년까지 아남브라주의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고 2019년 PDP 아부바카르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바 있다.
오비는 75세의 아부바카르와 70세의 티누부 등에 비해 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주지사직에서 물러날 때 후임자에게 재정 흑자를 물려준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북동부 지역의 테러와 남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운동 등으로 혼란에 빠진 나이지리아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보안군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자유주의적 경제관을 가진 그는 연료 보조금 삭감 등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있다.
오비는 다른 후보와의 차별 지점에 대해 "국민이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느냐"라면서 자신은 "훔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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