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적정 쌀값 위해 충분히 노력"…매입 의무화엔 난색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11일 적정 수준의 쌀값 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재정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과잉생산 쌀 매입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대회의실에서 식량 위기를 주제로 열린 브라운 백 미팅에서 기자가 쌀 시장 격리 의무화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희 입장을 어느 정도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정황근 농림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의무화하지 말고 정책적으로 하자는 게 우리 의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최 차관은 "쌀값은 단순히 공급 과잉의 문제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적정한 쌀값 유지에 대한 요구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당정 간에 협의해서 공공비축미를 45만t 매입하고 또 45만t을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정부와 당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쌀값 적정수준 유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충분히 투입한 것"이라며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재정 소요가 있다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쌀값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쌀을 사들이는 것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의무화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차관은 "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지는데 밀 자급률은 낮은 상황"이라며 "일본처럼 국산 밀과 수입 밀 간의 생산비 격차를 보조하는 방법도 포함해서 쌀빵 등 쌀로 밀가루를 대체하려는 노력 등에 지속해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쌀가루를 이용해서 빵을 제조하고자 하는 기업 입장에선 밀가루와 같은 품질을 유지하려고 하면 비용이 들어간다"며 "민간과 정부가 어떤 식으로 그 비용을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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