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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푸틴 대규모 보복 나서…출근길 키이우에 미사일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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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푸틴 대규모 보복 나서…출근길 키이우에 미사일 직격
크림대교 폭발 이틀만에…4월 모스크바호 격침 때도 '화풀이' 공격
불리한 전황 속 국면전환 의도도…수복활동 이어온 우크라군, 역공 가능성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미사일 공습으로 추정되는 큰 폭발이 발생하면서 러시아군이 이틀 전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 수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자포리자의 민간인 주거 시설을 공격했던 러시아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의 심장부인 키이우를 직접 타격한 것은 크림대교 폭발 사고 직후 제기된 러시아 측의 보복 가능성이 헛말이 아님을 분명히 드러낸다는 평가다.
지난 8일 오전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고는 러시아로선 뼈아픈 일격으로 여겨진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의 물리적 통합을 상징하는 크림대교가 파손된 것은 가뜩이나 전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점이 못마땅했던 푸틴 대통령을 크게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폭발 사고의 경위나 배후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벌인 일이라고 규정한 상태다.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한 건 지난 4월 중순과 전후 사정이 비슷하다.
당시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 미사일에 격침되자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에 수일에 걸쳐 미사일을 퍼부었다.
이번에는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하자 수도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등 주요 거점을 잇달아 타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드러난다. 체면을 구기게 되면 대규모 보복 공격으로 만회하려는 행태를 되풀이한 것이다.



러시아가 보복 공격의 수위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는 현재의 전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러시아는 최근 이른바 '주민투표'를 거쳐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에 대한 병합을 선언했지만, 실제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리는 양상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9월 들어 동북부 전선에서 러시아 방어선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하르키우주 대부분을 수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루한스크주 북부 전선에서 공세를 지속하고 남부 헤르손주도 차츰 점령지를 넓히고 있다.
이번 전쟁의 정치적 명분을 주민투표의 형식을 빌려 보여주려 했지만 점령지를 점점 다시 뺏기고 있는 현재의 전황은 러시아군 내부에서도 불만이 표출될 정도로 내심의 기대를 한참 벗어난 일이었다.
이런 와중에 크림대교 폭발 사고까지 터지자 러시아로선 강력한 국면 전환 카드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이날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거점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러시아가 이번 공격으로도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핵 사용 카드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집권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전격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하면서 러시아가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주요 거점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군 역시 과감한 역공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소위 주민투표를 통해 정치적 명분을 쌓으면서 점령지 병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는 실제 전선에서 뚜렷한 전과를 올리며 영토 수복활동을 이어가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우크라이나는 보고 있다. 공세가 있으면 공세로 맞서야 한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토 수복 활동이 벌어지는 동부·남부 전선 곳곳에서는 집중력을 잃지 않는 동시에 러시아의 점령지나 점유물 가운데 상징성이 큰 대상을 타격함으로써 기세를 되찾으려고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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