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하락 속 일본 외환보유고 급감
인플레에 일본 가계 소비 두달 연속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일본의 외환보유고가 24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시장개입 여파로 지난달에 5년 반여만에 최저치로 줄어들었다고 교도통신 등이 7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전 달보다 540억달러(약 76조1천778억원) 급감한 1조2천380억달러(약 1천747조5천608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3월 말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이며 지난달 기록한 월간 감소폭은 역대 최대 규모이다.
미국 국채를 포함한 유가증권은 8월 말 1조360억달러(약 1천462조4천176억원)에서 9천852억7천만달러(약 1천390조9천56억원)로 줄어들었다.
이 역시 역대 월간 최대 감소 폭이다.
예치금은 1천361억1천만달러(약 192조1천464억원)로 큰 변동이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전 세계적인 시장 혼란으로 외국채 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이 지난달 22일 달러화에 대해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달러를 팔아 매수한 엔화의 규모가 역대 최대인 2조8천382억엔(약 27조6천352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지난달 외환보유고 중 유가증권 규모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미국 국채를 팔아 엔화를 사들였을 것이란 시장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내무성은 지난 8월 가계지출이 이전 달보다 1.7% 감소해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5.1% 증가했으나 전문가들의 증가 예상치인 6.7%에는 못 미쳤다.
명목임금 상승률은 이전 달보다 높아졌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물가가 가계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지출 감소가 코로나19 경제 회복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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