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추락하는 호주, 임대료는 역대급 상승…"이민자 복귀 영향"
1년 전보다 10.3% 상승…캔버라 주택 임대료 중간값은 주당 55만원
"이민자 증가 추세…임대료도 당분간 상승할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치솟는 금리의 영향으로 호주의 주택 매매시장이 큰 폭의 하락세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주택 임대료는 역대급 상승세를 나타냈다.
6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 전문업체 프롭트랙(PropTrack)이 집계한 9월 말 기준 전국 주택 임대료는 1년 전보다 10.3%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4.3% 올랐다.
분야별로 보면 단독주택의 임대료 상승률(11.1%)이 아파트(7.1%)보다 높았다.
주요 도시별로는 브리즈번이 1년 전보다 14.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애들레이드는 12.5% 올랐다. 시드니와 멜버른, 다윈도 각각 10.0% 상승했다.
호주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수도 캔버라로 임대료 중간 가격이 주당 600호주달러(약 55만원)였다. 다윈과 시드니가 주당 550호주달러(약 50만5천원)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꾸준히 올리면서 호주 주택 매매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호주의 주요 부동산 지표 중 하나인 코어로직 주택 가격 지수는 직전월 대비 1.4%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는 1개월 전보다 1.8% 하락했고 브리즈번과 멜버른도 각각 1.7%, 1.1% 떨어졌다. 시드니 집값은 1년 전과 비교해도 4.8% 하락했다.
이처럼 주택가격 하락에도 임대료는 급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임대 수요 증가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다 보니 주택 임대 수요도 그만큼 많지 않아 임대료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활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임대료 가격도 다시 뛰는 상황이다.
여기에 호주의 이민 절차가 재개되고 이민자 유입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임대 수요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3개월간 호주로의 순 이민자 수는 약 10만명을 기록했다.
프롭트랙의 캐머런 쿠셔 리서치 수석 매니저는 "임대 주택 공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호주로의 이주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당분간은 임대료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임대료가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호주 생산성위원회에 따르면 저소득층 임대인들은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위원회는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료 지원을 정비할 것을 호주 연방 정부에 권고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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