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유엔대사 "北 핵·미사일 강력 규탄…'담대한 구상' 받으라"
북한대표부 "한미연합훈련 북 타도 목적"에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 재반박
유엔총회 1위원회 연설서 러 핵위협도 비판…위성요격 실험금지 동참 선언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하면서 우리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황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노골적 위반인 핵과 미사일 활동이 계속되는 데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전날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포함해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탄도미사일을 역대 최다인 39발 발사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북한은 제7차 핵실험을 수행할 준비가 거의 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든 유엔 회원국과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이 북한에 다른 길을 선택하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북한에 즉각 대화로 복귀하고 '담대한 구상'에 긍정적으로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설은 북한이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쏘아 올린 데 이어 전날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IRBM 발사로 긴장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직후에 나왔다.
황 대사의 연설에 주유엔 북한대표부 측은 발언을 신청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한국 보수정부의 정책을 문제 삼은 뒤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 정부의 타도가 목적"이라며 "우리를 상대하지 마라"고 반발했다.
이에 한국대표부도 재반박 발언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39건은 전부 다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은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라고 맞받아쳤다.
군축과 국제안보를 담당하는 제1위원회 연설에서 황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규칙에 기반한 질서와 국가주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사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가 비보유국을 상대로 핵위협을 가한 것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황 대사는 "한국은 '파괴적·직접상승 위성요격' 실험을 시행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며 지난 4월 위성요격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미국에 이어 이러한 약속에 동참했다.
미사일을 발사해 위성 등을 직접 타격해 파괴하는 이 실험은 막대한 양의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켜 다른 우주 물체를 위협하기 때문에 최근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공약을 맨 처음 선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방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동참 계획에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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