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2.35%→2.6%로 올려…6개월 연속
시장 예상 깨고 빅스텝 멈춰…RBA 총재 "단기간에 상당히 올라"
부동산 시장은 내림세 지속…대출자 부담에 금리 인상 속도 늦춘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6개월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0.5%포인트(p) 인상을 점쳤던 금융시장의 전망에 미치지는 못했다.
RBA는 4일 통화정책 회의 후 기준금리를 2.35%에서 2.6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호주는 이로써 기준 금리를 0.1%에서 0.35%로 올린 지난 5월 이후 이달까지 6개월 연속 금리 인상을 이어가게 됐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는 굳건하며 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금리가 단기간에 상당히 올랐다"라며 "물가 상승률과 경제 전망 등을 평가해 이번 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로우 총재는 지난달 16일 국회에 출석해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며 금리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럴 필요가 있다"고 말해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달에도 RBA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RBA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렸다.
부동산 업체 리아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리너 크레이그는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 비중이 크고 이들이 금리 상승의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RBA가 금리를 꾸준히 올리면서 호주 주택 매매 시장은 하락세다.
지난 9월 말 기준 호주의 주요 부동산 지표 중 하나인 코어로직 주택 가격 지수는 직전월 대비 1.4%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의 경우 1.8% 하락했고 브리즈번과 멜버른도 각각 1.7%, 1.1% 떨어졌다.
호주 금융정보회사 레이트 시티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 50만 호주달러(약 4억6천만원)를 25년간 대출받은 사람의 월 평균 이자 부담액은 대출 당시보다 약 700호주달러(약 65만원) 늘어났다.
여기에 물가도 계속해서 오르면서 호주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와 철광석, 석탄 등 천연자원 수출 비중이 높은 호주 경제는 자원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