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포쉬마크 인수한 네이버 주가급락에 "심려 말라"
온라인 기자간담회…"해외에선 합리적 인수가격이란 평가
"중고 패션시장, 태동기라 성장 가능성 커…포쉬마크, 당근마켓보다 진화한 모델"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4일 네이버의 미국 패션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쉬마크' 인수 발표 이후 주가가 8% 넘게 급락한 데 대해 "너무 심려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이런 대형 M&A(인수·합병)를 하면 인수하는 입장의 기업에서는 이게 어떻게 시너지가 날지 불확실성이 있어서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수 소식이 알려진 뒤 네이버 주식은 오후 2시 50분 기준 전일 대비 1만7천 원(8.79%) 내린 17만6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다소 비싼 가격에 인수해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판단하는 시선이 있다.
최 대표는 "이번 인수는 작년에 이것(포쉬마크)보다 매출의 5분의 1 정도 규모의 회사(디팝)도 더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만큼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해외에서는 받는 것 같다"며 이런 지적에 반박했다.
포쉬마크의 주요 경쟁사로 손꼽히는 중고패션 거래 앱 디팝은 지난해 미국 C2C 업체인 '엣시'에 약 16억2천만 달러(약 2조3천억 원)에 인수됐다.
네이버의 이번 포쉬마크 지분 인수 금액은 총 16억 달러며,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을 뺀 순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7천억 원)다.
최 대표는 아울러 "리셀, 중고패션 시장 자체가 2026년 2천190억 달러(312조 원)로 성장할 것을 보면 아직은 (시장이) 태동하는 시기고, 큰 가능성이 있다"면서 "너무 큰 우려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인수하는 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네이버의 포쉬마크와 C2C 커머스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당장 이게 어떻게 가치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이 있어 그런 현상(주가 하락)이 발생한다"며 인수 가격과 시점이 적정했다고 말했다.
김 CFO는 '주가 방어' 계획에 대해서는 "네이버는 경영 사업을 추진할 때 방어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면서 "제조업처럼 생산 캐파(역량)를 늘리기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수연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가 C2C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에 "네이버는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을지', 두 번째는 '정말 잘해서 그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는지'"라고 했다.
그는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많이 주고 셀러(판매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이 뭐가 있을까 했을 때 남는 것은 결국 C2C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쉬마크를 투자 대상으로 택한 이유에 "4천만 명이 넘는 활성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데도 1인당 체류 시간이 하루 25분 이상이라는 것"이라며 "거의 네이버 웹툰 서비스와 비슷할 정도이며, 이용자들이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발견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면에서 뛰어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앞서 오전에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포쉬마크는 사용자 중 80%가 북미 MZ 세대인 글로벌 C2C 패션 중고거래 1위 사업자이며 미국 온라인 중고시장 역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와 당근마켓의 비교에 "당근마켓은 일명 만물상처럼 모든 물건을 다루는 그런 C2C라면 포쉬마크는 당근마켓보다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더 전문적이고 버티컬(특정 상품군에 특화한 플랫폼), 커뮤니티가 결합한 서비스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쉬마크는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처럼 판매자의 관심사나 패션 등 특정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가지고 있고, 이게 더 주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포쉬마크를 통한 국내 플랫폼과 일본, 유럽 등에 진출한 플랫폼과의 연계 방안에 대해 "전 세계에 있는 셀러와 바이어(구매자)들이 연결되는 가장 큰 쇼핑,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C2C"라며 "현재는 거기까지 가기 위한 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북미 시장의 콘텐츠 서비스 연계 추진에 대해서 "북미의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웹툰, 왓패드(네이버가 작년 인수한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케이팝 분야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포쉬마크로 한국에 역진출하는 가능성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우선 북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성장 전략 중의 하나로 '아시아 시장 진출'이 있기에 네이버가 충분히 교두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좋아요
0